장사하는 분들에겐 거의 대통령보다 더 높은 존재라는 지역 맘카페.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SNS가 활발해지면서 맘카페의 위력은 정말 어마무시한데요.
사실 맘카페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같은 생활권에 거주하는 분들이 이런저런 생활정보도 공유하고, 지역의 문제도 해결하고 하면 좋은 것이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맘카페를 무기삼아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한다든지, 소위 갑질을 하고 다닌다는 것이지요. 업주들은 기도 안차는 그들의 행동에 울분이 터지면서도, 혹시나 자신의 가게가 맘카페에 찍힐까 무서워 아무 말도 못한다는데요.
이번 동탄 와사비녀 사건은 일반적인 갑질 수준을 넘어선 갑질의 끝판왕급입니다. 사실 저는 ~녀 라는 표현을 붙이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 일단 동탄 와사비녀가 고유명사가 되었으므로 그렇게 명명하도록 할게요.
발단은 이렇습니다. 동탄에 거주하시는 어느 아이 엄마가 한 초밥집에 들어와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이 분은 연어초밥 1인분과 우동 하나, 그리고 소고기초밥 2피스를 시키면서 아이가 먹을 것이므로 우동에 향신료는 빼달라고 요구했죠. 여기까지는 뭐, 전혀 갑질이 아닙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주문을 받은 가게 주인은 향신료를 뺀 우동과 초밥을 내놓았는데 갑자기 아이 엄마가 벌컥 신경질을 낸 것이죠. 이유가 뭐냐구요? 아이가 먹을 음식인데 초밥에 와사비를 왜 넣었냐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가게 주인은 당연히 우동에만 향신료를 빼달라고 요청했으니 그렇게 들어준 것이고, 우동을 아이가 먹을 거라고 했으니 그럼 초밥은 엄마가 먹나보다 해서 나머지는 원래 메뉴 나가는 대로 내놓았을 뿐인데 황당하죠. 하지만 아이 엄마는 연신 화를 내면서 또 소고기로 태클을 겁니다. 아이가 먹을 건데 앞뒤로 안구워주냐구요.
황당한 상황에 식사를 하던 다른 손님들도 시선을 집중하고 가게 주인은 꾹 참고 사과합니다. 돈도 안 받겠다고 했구요. 그러자 그녀의 말 "여기는 신도시 동탄인데 애들 홀대하며 장사하면 안 되죠"
결국 보다못한 주방장의 아내분이 너무한 것 아니냐고 항변했고, 아이 엄마는 이에 발끈하며 명함을 바득바득 챙겨다가 맘카페에 올리겠다는 협박과 더불어 가게를 뛰쳐나갔습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해당 지역 맘카페에 그 가게를 욕하는 댓글이 올라왔죠. 소위 동탄 와사비녀의 소행이었습니다.
이를 본 가게 주인(주방장 말고 여성분)은 도저히 분하고 억울해서 안되겠다며 네이트 판에 해당 사연을 게시하였구요. 글을 읽은 네티즌들이 공분해 동탄 와사비녀와 해당 맘카페는 융단폭격을 당했습니다.
사실 해당 사연 글 역시 한쪽 일방의 주장이 담긴 글이고, 열이 받는다고 인터넷에 신상까지 털어서 테러를 하는 행위는 분명 명백하게 잘못된 것이지요. 하지만 올라온 글을 읽으니 저도 정말 열받더라구요.
우리는 어디선가는 갑이 되고, 또 어디선가는 을이 되며 살아갑니다. 매 순간이 갑인 분들도 계시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잖아요. 아무리 서비스를 받는 입장이었다 하더라도 내게 서비스를 해주는 분이 어느 가정의 소중한 일원임을 다시금 새겨본다면, 이런 참담한 사연들이 공유되는 일도 없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