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와 멕시코의 국경지대에 일명 배드랜드라고 불리는 땅이 있다. 배드랜드란 황량한 돌산으로 이루어진 사막 지역을 의미하는데 마약을 운반하는 갱단들이 떼죽음을 당해도 모를 정도로 인적이 없는 지역이었다.



그런 배드랜드에 최고 기온이 49도까지 올라가던 기록적인 폭염이 있던 어느 날, 이 지역의 토박이였던 샘이 사막 한가운데에 나타난다. 



일자리도 가족도 없이 매일 술에 쩔은 채로 배드랜드에서 사냥을 하며 끼니를 해결하는 샘은 전형적인 미국의 백인 하층민으로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살고 있었다.



자신이 처한 불행한 상황이 모두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온 이민자들 때문이라고 생각한 샘은 밀입국 현장들을 적발해 신고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자신의 신고를 무시하는 공무원들을 보고 그는 분노와 피해의식이 극에 달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사냥개와 함께 토끼 사냥을 하고 있던 샘은 우연히 국경을 넘어 달려오는 수많은 멕시코 밀입국자들을 목격한다. 밀입국자들이 국경을 넘어오는 모습을 갑자기 확인하게 된 샘은 말로 다할 수 없는 살의에 휩싸이고 총으로 한 명 한 명 조준하여 학살을 시작한다.



그 충격적인 살해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중 한 명이 강제로 미국에서 추방당한 후 남겨진 가족과 재회하기 위해 밀입국 중이던 자동차 정비공 모세였다.


생존자들을 무자비하게 추격해오는 샘과 살기위해 발버둥치는 모세가 극한의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이 영화 <디시에르토>의 줄거리이다.



멕시코의 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제작을 맡고 그의 아들인 조나스 쿠아론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는 스페인어로 황량한 불모지 혹은 사막을 뜻하는 그 의미에 걸맞게 삭막한 미국과 멕시코의 광활한 국경지대를 보여주다가, <그래비티>와 마찬가지로 숨을 곳 하나 없는 낯선 땅에 죽음과 홀로 맞설 수밖에 없는 인간의 공포심을 극한으로 밀어붙인다.



보는 이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숨막히는 추격 스릴러 <디시에르토>를 시간 되시면 꼭 한번 감상해보시길. 결말은 스포라서 말할 수 없지만 꽤나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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