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에픽하이의 정규 9집 앨범이 공개되면서 의도와 다른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바로 유일한 19금 곡인 '노떙큐' 가사 때문인데요. MINO(송민호)와 사이먼도미닉, 더콰이엇이 참여한 '노땡큐'는 여혐논란과 더불어 장애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더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과하다고 생각되는 네티즌들의 반응이었죠.
여혐논란은 이미 많은 글들에서 언급했으니 생략하도록 하구요. 문제가 된 사이먼도미닉의 '노땡큐'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틈만 나면 한 눈 팔아, 나는 5급 장애죠"라는 부분인데요. 이를 놓고 네티즌들은 장애인을 비하했다. 쌈디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렸다. 랩퍼면 다 저렇게 다른 사람들 비하하고 함부로 막말해도 되는 것이냐며 갑론을박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이건 대중들이 쌈디의 사연을 잘 몰라서 하는 말일 수 있습니다. 사이먼도미닉이 직접 쓴 저 가사는 바로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아직 모르고 계실 네티즌들의 오해를 풀고자 밝고 명랑하고 늘 당당한 사이먼도미닉의 가슴아픈 사연을 소개하기 위해 포스팅을 작성하기로 했습니다.
사이먼도미닉 눈
쌈디 망막에 무슨 사연이?
사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사이먼도미닉 눈은 일반인들의 그것과 살짝 다릅니다. 이미 많은 매체나 방송, 언론 인터뷰 그리고 자신의 가사에서 사이먼도미닉은 자신의 한쪽 눈이 불편하다고 이야기 해왔었죠. 정확히 말하면 사이먼도미닉의 눈 중 왼쪽 망막이 거의 제 기능을 상실한 상태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한쪽 눈을 실명한 상태로 생활한 셈 인 것입니다. ㅠㅠ
이제야 위의 가사가 장애인 비하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신 분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바로 본인의 이야기를 그냥 덤덤하게 담아냈기 때문이지요. 저 가사를 장애인 비하로 매도되어야 하는 건지 솔직히 의문입니다. 모쪼록 인터넷도 보이지 않는다 해서 막말하지 말고, 악플달지 말고, 한 사람 죽을 때까지 몰아가지 말고 건전하고 발전적인 토론의 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사이먼 도미닉이 자신의 망막 상태와 관련해 남긴 가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난 그냥 여기까지 올라온
랩 좀 하는 병X 새X
그래 왼쪽 망막을 잃고
군 면제 받은 병X 새X
욕을 배불리 먹고도
졸린 내 삶은 아직 점심때지
변해버린 나에 대한
네 X끼들 마음 또한 역시겠지
좀 더 멀리 보기 위해 훈련이 된 망막.
구실을 못하는 left eye, 세상이란 브라운관
차라리 한 쪽으로만 보는 게 나았어
눈빛은 훨 강해졌지만, they call me gods son
널(레이디 제인) 사랑해 보다 더 사랑해
우리 관계는 갈수록 깊어지지만
더욱 선명해 (더욱 선명해
널 사랑해 보다 더 사랑해
우리 관계는 갈수록 깊어지지만
더욱 선명해 (내 왼쪽 눈이 되줄래)
널 사랑해 보다 더 사랑해
우리 관계는 갈수록 깊어지지만
더욱 선명해 (더욱 선명해
널 사랑해 보다 더 사랑해
우리 관계는 갈수록 깊어지지만
더욱 선명해 (내 왼쪽 눈이 되줄래)
삶은 계속되는 이별여행, 쉴틈없이 나는 꺼내.
이번 애인은 의사였으면 해. 정신병원에.
틈만 나면 한 눈 팔아, 나는 5급 장애죠.
나의 불행은 너의 행복, 그래 맘껏 즐겨줘.
망막 기증까진 오바야. 날 그만 걱정해줘.
나는 저 멀리 보고 살아, 한쪽으로도.
쌈디 군면제 이유
위와 같은 이유로 당연히 쌈디는 군 면제를 받았습니다. 4급이 공익근무요원이니 5급 판정을 받은 것이죠. 사실 정확히 사이먼도미닉이 눈 때문에 군면제를 받았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으나 가끔 콘서트를 할 때 조명이 너무 세서 관객들을 잘 볼 수 없다고 말한다든지 자신이 고개를 들고 아래로 내리깔아 보는 게 건방져서가 아니라 그렇게 해야 시야가 트여 더 잘 보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우회적으로 추측하는 것이지요.
간혹 어떤 네티즌들은 쌈디가 부동시로 면제를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부동시는 면제 사유가 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사이먼도미닉 눈의 왼쪽 눈은 아예 실명된 상태이므로 부동시는 정확한 말이 아닙니다.
어쨌거나 이번 로맨틱 가사와 관련된 불필요한 잡음들이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에 이런 글을 작성하게 됐는데요. 사이먼도미닉 눈의 상태를 아신 네티즌 분들이라면 처음부터 그를 응원하는 포지션이었을 겁니다. 한쪽 눈으로 더 멀리 보고 있다는 가사처럼 늘 당당하게, 멋지게 사는 사이먼도미닉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