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는 정말 별의 별 동물들이 많이 살지만, 그 중에서도 굉장히 특이하면서 스웩이 넘치는 후덜덜한 동물이 하나 있습니다. 오소리과 동물인 라텔, 일명 벌꿀오소리가 그것이죠!



몸길이 약 60cm에 몸무게도 고작 10kg 정도 나가는 이 동물이 대체 뭐가 후덜덜하냐구요? 그건 몰라서 하는 소립니다. 덩치는 작지만 이 벌꿀오소리는 성질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드럽고 난폭해요. 또한 겁이라는 단어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기네스북으로부터 세상에서 제일 겁 없는 동물로 선정된 적도 있습니다.


코느님 앞에서도 저 위풍당당한 자태 보소...


벌꿀오소리 서식지는 주로 건조지대입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사바나 쪽에 광범위하게 서식하는데요. 땅굴을 무지하게 잘판답니다. 그래서 땅굴을 파기 용이한 구릉지대를 선호하는 스타일입니다.


벌꿀오소리 식성은 잡식성으로 소형 곤충 파충류부터 시작해 쥐 같은 설치류, 그리고 조류와 같은 동물들, 즉 배고프면 닥치는대로 집어삼키는 스타일입니다. 또한 알뿌리나 과일같은 식물질과 새알, 썩은 고기들도 가리지 않습니다. 먹는 거 보면 대단해요...ㅠㅠ



하지만 역시나 이름에 걸맞게 벌꿀오소리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벌집입니다. 학계에 따르면 소화도 안된다는데 그냥 좋아해요. 단 맛이 썩 마음에 드나봐요.


배고픈 벌꿀오소리는 벌이 몇 마리가 있는지 벌침이 얼마나 센지 그냥 생각하지 않습니다. 벌집이 보이면 바위틈이나 나무에 올라가 그냥 닥돌합니다. 벌집을 확 허물어버리고 꿀과 벌집을 동시에 집어삼키죠. 그 와중에 벌이 목구멍에 들어가도 같이 걍 꿀꺽! 삼킵니다.



벌꿀오소리는 피부가 두껍고 피하지방이 단단해 벌한테 쏘여도 딱히 통증이 없다고 하네요. 그냥 따끔한 정도? 그리고 또 실제로 아프더라도 우리의 벌꿀오소리는 그딴 거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냥 배고픈 벌꿀오소리를 건드리면 X되는 겁니다. X되는 거예요.


정말 재밌는 건, 꿀도 꿀이지만 벌꿀오소리가 별미로 생각하는 것이 바로 벌의 에벌레라고 해요. 어떤 때는 꿀은 안 건드리고 에벌레집만 맛나게 먹는 걸 목격할 때가 있답니다. 전에 에벌레를 뜯어먹는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참 징그럽게도 먹더군요.



벌꿀오소리 천적은 독사입니다. 배고픈 벌꿀오소리는 종종 맹독충이나 독사를 사냥하기도 하는데요. 전갈, 독거미, 지네 따위는 한 큐에 해결할 정도며 코브라 사냥에도 겁먹지 않고 나서는 타입입니다. 케이프 코브라, 블랙 맘바 전부 가리지 않습니다. 식욕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죠.



놀랍게도 벌꿀오소리가 독사와 1:1을 할 경우에는 그냥 이깁니다. 아무리 몸통이 두껍고 지방이 많다해도 독사한테 물리면 웬만한 동물들은 뼈도 못추리는데요. 벌꿀오소리는 그냥 참아요. 그냥 참습니다. 네, 악착같이 버티면서 독사가 사망할 때까지 공격을 한 뒤에 독사가 지쳤을 즈음 머리를 뜯어먹어버리죠.



위의 사진은 독사의 독이 퍼져버린 벌꿀오소리입니다. 죽은 것 같죠? 아니에요. 그냥 잠들듯이 기절해버린 겁니다. 독사의 머리를 물어뜯은 다음에야 비로소 쓰러지는 거죠. 


이렇게 1~2시간만 있으면 벌꿀오소리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자연스럽게 일어나서 먹던 코브라를 마저 먹습니다. 쩝쩝쩝...ㄷㄷ 이빨도 얼마나 튼튼한지 독사의 그 삼각 대가리를 뼈째로 그냥 잘근잘근 씹어먹어 버립니다.



하지만 종종 그 겁없는 성격 때문에 사자에게 닥돌했다 이렇게 사망에 이르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넘볼 걸 넘봐야지 벌꿀오소리 이놈아... 쟤는 사자라고... 하기사, 코끼리한테까지 덤비는데 뭐 말 다했죠.



최근에는 이런 벌꿀오소리의 겁없는 용맹함을 빗대 네티즌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지지자들을 일컬어 문꿀오소리 달빛기사단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는데요. 언론이나 여 타의 세력들이 집중포화를 해도 결코 쫄지 않고 대통령을 지켜낸다는 의미라고 하네요.


하여간에 저는 이 벌꿀오소리라는 놈이 굉장히 매력적이라서 좋아합니다. 누구든 그를 건드리지 마세요. 아주 X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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