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년과 올 해 한국 영화에는 남자들의 암투를 다룬 굵직굵직한 느와르 영화들이 여럿 개봉했는데요. <비트>, <태양은 없다>, <감기> 등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님의 <아수라>가 그 시작이었죠. 정우성, 황정민, 곽도원 등 쟁쟁한 배우들의 출연으로 개봉전부터 입소문을 탔던 영화인데 어느덧 벌써 1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 뒤로 <나의 P.S 파트너>를 연출한 변성현 감독님이 설경구, 임시완 배우를 내세워 <불한당>을 연출했고, 현재 상영중인 영화로는 <신세계> 박훈정 감독의 <브이아이피>가 있겠네요.
느와르 영화라는 점을 제외하고 이 세 영화들의 가진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매니아 관객들이 빵빵하다는 점인데요. 흥행에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소수의 팬들이 꾸준하게 입소문을 내주고, 모임을 갖고, 자진해서 홍보를 하고, 심지어는 단체로 대관을 해서 영화를 꾸준히 봐주는 덕분에 개봉한 지 한참 후에도 관객수가 꾸준히 상승하는 기현상까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영화 <불한당>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불한당> 관객수
전작 <나의 P.S 파트너>로 순조로운 데뷔를 했던 변성현 감독의 신작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개봉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했던 작품이었습니다.
일단 완벽한 연기력을 보장하는 중견배우 설경구의 캐스팅에, 예쁜 외모로 꽃미남 역할만 맡아 왔던 임시완이 강렬한 남성미를 뽑내는 배역을 맡으며 첫 연기 변신에 도전하는 영화였기 때문이죠.
거기에 비경쟁부문이긴 하지만 칸 영화제 초청까지! 주목할 만한 요소들을 두루 갖춘 작품이었습니다. 사전에 진행했던 언론시사회 반응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5월 17일, 마침내 영화는 관객들과 만남을 시작했습니다.
예상대로 영화는 개봉 첫 날 약 1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순조로운 스타트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영화를 둘러싼 논란이 터져버렸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영화 내적인 담론이 아니라 외부에서 형성된 문제였습니다.
바로 변성현 감독이 개인 SNS에 남긴 글들이 이슈화 되면서였는데요.
사적인 생각들이지만 그것이 대선 기간동안의 정치적 의견들이었기에 논란은 사그러들 줄 몰랐습니다.
일베 회원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돌 정도였으니까요.
결국 개봉 다음 날, 감독이 자신의 트위터에 사과문을 올리게 됩니다.
감독에 이러한 사과문에도 관객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때문에 개봉 10일이 채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불한당>은 박스오피스 4위로 추락하면서
첫 날 관객수의 1/5가량만 간신히 동원하는 추이를 보였습니다.
부담감을 느낀 탓인지 변성현 감독은 칸 영화제 공식 일정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칸 영화제 포토 라인에는
주연배우인 설경구, 임시완과
전혜진, 김희원 배우만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심지어 상영 직후의 사진에서도 변성현 감독의 얼굴을 볼 수 없었죠.
결국,
그렇게 <불한당>이라는 영화는 관객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지는 줄 알았습니다.
아니, 국내 박스오피스의 빠른 회전 흐름 상,
잊혀지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한 번 복병이 등장하게 됩니다.
바로 작품의 외적인 논란과 상관없이
오직 내적 완성도에 반해
강렬한 지지를 보내는 매니아 층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인데요.
이들의 활발한 활동 덕분에
<불한당>의 얼마 안 되는 스크린 수는 높은 좌석점유율을 보여
더 이상 줄지 않고 일정량이 유지되며 꾸준한 관객수를 동원하게 됩니다.
영화 불한당 손익분기점 넘었을까?
청춘배우 임시완이야 뭐 말할 것도 없고,
이제는 아재(?) 배우인 설경구마저
자신의 젊은시절에도 없었던 팬덤이 형성되면서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결국 소수의 팬들에 의해 소위 '컬트'적 지지를 받은 작품은
60만 언저리에서 그칠 것 같다는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를 깨고
최종 관객수 94만 명(936,585명)에 육박하는 수치로 마무리 됩니다.
물론,
영화 불한당의 손익분기점은 230만 이기에 비록 제작비를 전부 회수하지는 않았지만
<불한당>이 <아수라>에 이어 극장가의 새로운 문화를 선도했다는 사실만은 분명해보이네요.